아파트와 억대의 예단비 등 과도한 혼수를 받고 도 추가 혼수를 요구하다 파경에 이른
한의사 신랑과 그 부모에게 파경의 책임을 물 어 거액의 위자료를 지급하라는 판결이 나
왔다.
부산지법 가정지원 제1가사부는 23일 교사 김모씨가 신랑 이모씨와 이씨 부모를 상대로
제기한 위자료 청구소송에서 "피고들은 원고에게 위자료 5천만원을 포함해 1 억5천만원
을 지급하라"는 원고 승소판결을 내렸다.
신부 김씨는 지난 2002년 2월 중매로 한의사 수련과정에 있던 신랑 이씨를 만나 3개월만
인 같은 해 5월 결혼식을 올렸다.
결혼 직전 신랑측은 중매인을 통해 예단비 1억원과 32평형 아파트, 중형승용차 , 명품 코
트, 양복, 은수저 세트 등 과도한 혼수를 요구했다. 교사생활을 하던 신부 김씨는 신랑
측 요구에 따라 예단비 1억원을 송금하고 신 혼집으로 1억2천400만원짜리 32평형 아파트
를 구입했으며 결혼비용과 예물값 등으로 4천만원을 추가 지출했다.
이 과정에서 신부 김씨는 혼수마련을 위해 교원공제공단에서 3천만원을 대출받 게 되
고 이같은 사실이 신혼여행 직후 신랑과 신랑부모에게 알려지면서 김씨의 결혼 생활은
파경으로 치달았다.
신랑측은 김씨에게 결혼전 받은 대출금은 신부측에서 책임지는 것이 당연하다며 대출
금 변제를 위해 매달 100만원씩을 맡길 것과 대출금 변제때까지는 신랑의 월급 은 시어
머니가 관리하고 생활비는 신부 월급으로 충당할 것을 요구했다.
신랑측은 또 신부명의로 등기한 아파트를 신랑 신부 공동명의로 등기할 것과 결 혼전 약
속한 중형승용차 대신 신랑의 근무처인 포항에 오피스텔을 장만할 것 등을 추가로 요구
했다.
이 과정에서 사기결혼을 당했다는 등 인격적 모욕까지 당한 신부 김씨는 혼인신 고도 하
지 않은 상태에서 결혼식을 올린 지 일주일만에 별거에 들어가는 등 결국 파 경을 맞게
됐다.
재판부는 "사실혼 기간이 일주일에 불과하지만 사회통념을 넘어서는 과도한 혼 수 요구
로 사실혼 관계가 해소된 만큼 신랑측에 파경의 책임을 물을 수 밖에 없다" 고 밝혔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