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혼 지참금이 적다고 아내와 불화를 빚어온 의사가 이혼소송을 냈다가 오히려 아내로부터 맞소송을 당해 패소,별거중인 아내와 자녀들에게 생활비만 지급하게 됐다.
서울가정법원 가사4부(재판장 최병철 부장판사)는 25일 의사 A씨(35)가 아내 B씨(31)를 상대로 낸 이혼 청구소송을 기각하고 아내가 제기한 맞소송을 받아들여 “이혼이 확정될 때까지 별거중인 아내와 자녀들의 양육비로 월 500만원을 지급하라”고 판결했다.
재판부는 판결문에서 “두 사람은 결혼초부터 혼수문제로 많이 다투었고 부인이 결혼 직후 임신과 출산 등 어려움을 겪어왔으나 남편은 부인을 이해하려는 노력을 하지 않았다”고 밝혔다.
재판부는 또 “부인이 여자관계를 지나치게 의심해 직장생활을 힘들게 만들었다고 남편이 주장하지만 그렇다고 부인의 힘든 사정을 배려하지 않고 집을 나가 부인의 의심을 가중시킨 측면이 있다”며 “남편은 아내와 자녀들에게 양육비를 지급하라”고 덧붙였다.
A씨는 1998년 3월 서울 모 의대를 졸업하고 전문의 수련과정에 있던 중 B씨를 중매로 만나 사귀어오다 2억5000만원과 외제승용차,전세아파트를 받고 같은해 7월 결혼했다.
그러나 학자금·생활비 지원,아파트 구입,결혼지참금 등 혼수문제로 다툼을 벌여오던 중 결혼 1년 만인 2000년 10월 A씨는 전문의 시험준비를 핑계로 집을 나갔다. 그 뒤 A씨는 “바쁜 병원 업무와 전문의 시험준비에 지친 나를 배려하지 않고,내가 병원 동료와 불륜을 저지르고 있다고 의심했다”며 이혼소송을 제기했으나 B씨는 “이혼을 원하지 않으니 가장으로서 생활비를 지급해 달라”며 맞소송을 제기했다.
오유신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