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편의 구속과 구타를 피해 도박에 손을 댔다가 도박벽이 생겨 결국 수억원의 빚만 진 부인에게 파혼의 책임을 지라는 판결이 나왔다.
서울가정법원 가사4부(재판장 홍중표 부장판사)는 17일 `아내의 상습도박으로 혼인생활이 파탄났다'며 남편 A씨가 부인 B씨를 상대로 낸 이혼 및 위자료 청구소송에서 "A씨는 B씨에게 5억원의 재산을 분할하되 B씨는 파탄의 책임을 지고 남편에게 위자료 5천만원을 지급하라"고 판결했다.
B씨에게 도박벽이 생긴 것은 남편의 구속과 구타 때문.
의사였던 A씨는 결혼 초기부터 자신이 정해놓은 원칙을 어겼을 경우 B씨에게 가차없이 욕설을 하며 손찌검까지 예사로 해 B씨는 욕구불만을 해소하기 위해 외박 및 도박에 빠져들기 시작했다.
아내의 행동을 이해하지 못한 남편은 계속 B씨를 말린다는 이유로 구타를 멈추지 않았고 B씨 역시 쉽사리 도박벽에서 빠져나오지 못하자 결국 남편은 아내를 치료를 한다며 2년여간 정신병원에 강제입원 시켰으며 참다못한 B씨는 집을 나왔다.
아내가 가출한 뒤 A씨는 B씨를 상대로 이혼 청구소송을 냈으나 법원은 부인을 이해하려는 노력없이 구타하고 강제입원까지 시킨 남편에게 파탄의 주된 책임이 있다며 기각판결을 내렸다.
결국 B씨는 가출한지 2년8개월 여만에 집으로 돌아왔고 남편 역시 예전과 달라진 태도로 도박에서 손을 뗄 것을 요청했으나 B씨는 남편의 말에 아랑곳없이 수억원의 빚을 지는가 하면, 이제는 남편에게 돈을 달라고 폭언을 하고 집기를 부수는 행패까지 부리는 지경에 이르렀다.
재판부는 판결문에서 "혼인생활의 파탄은 결혼 초부터 B씨를 구속한 남편에게도 책임이 있지만 이혼소송 기각후 재결합을 이룬 뒤에도 관계 개선을 위한 아무런 노력도 하지 않고 외박과 도박을 일삼으며 행패를 부린 부인에게 있다""고 밝혔다.
